Neo luddism = AI phobia ?

그로부터 200년 후, 머신포비아는 이제 없지만 그 자리를 AI포비아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공포심이 2010년대 인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 공포심이 극대화된 사건은 지난 2016년 3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펼친 세기의 바둑 대결이었습니다. 각각 인류와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선수가 펼친 운명적 대결에서 알파고는 4:1로 압승을 거두었고, 사람들은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직은 인간이 유리한 영역이라고 여겼던 바둑에서 인간이 너무나도 무력하게 인공지능에 지는 모습을 보며,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인공지능이 몰고올 해악을 심각하게 걱정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 우려의 구체적 내용은 200년 전에 일어났던 러다이트 운동 당시와 매우 흡사합니다. 인공지능의 거듭된 발전은 결국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고 인간의 가치를 손쉽게 대체할 것이며, 이는 곧 인간의 인공지능에 대한 피지배 내지는 멸종이라는 상상하기 싫은 결말까지도 이어질 거라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21세기의 새로운 러다이트 운동(Neo luddism)이라고 할 만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사람들의 우려와 공포 수준에만 머물 뿐, 실제 조직화된 행동으로 나타나거나 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의 러다이트 운동과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