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시작

684년 당나라  고주(高州)에서 한 사내가 태어났습니다. 그의 이름은 풍원일(馮元一). 698년 불과 14세의 나이로 환관이 되었는데요. 입궁 후 환관 고연복(高延福)의 양자로 들어가게 되면서 고력사(高力士)로 개명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임치왕 이융기(李隆基)와 가까이 지내며 두터운 신임을 얻었습니다.

내란을 평정하고 황제의 자리에 오른 이융기, 그가 바로 당 현종(玄宗, 재위 712~756)입니다. 그리고 그의 총애를 받아 환관으로서 도저히 오르지 못할 높은 관직에 오른 고력사. 황제 현종이 일개 왕이었던 시절부터 그를 보좌하며, 현재의 자리에 이르는 험난한 굴곡을 동고동락하며 조력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신분은 천양지차였지만, 출생연도가 684년과 685년으로 나이가 엇비슷했던 두 사람은 청소년기를 함께 보내며 온종일 붙어다닌 사이였고, 마음이 서로 잘 맞았습니다. 환관으로서 주군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