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살아온 습관에 따라 치약을 앞부터 짜거나 뒤에서 짜겠지요. 그런데 이런 사소한 것부터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살면 문제가 생깁니다. 서로 이해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치약 논쟁'에서 옳고 그름이 있을까요?

 

문화란 이런 것입니다. 명확하게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그냥 서로가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고집할 뿐입니다. 치약 논쟁은 "그렇구나, 너는 그 방식이 편하구나" 하며 끝날 수 있지만, 문제는 치약 같은 일상의 범위가 확대되면 종교처럼 사람에 따라서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가치가 충돌하게 됩니다.


책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에서는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문화상대주의 cultural relativism'적 시각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문화는 저마다의 이유를 갖고 발전해 왔으며 하나의 기준으로 줄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인데요. 문화상대주의의 뿌리가 되는 생각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있는 미국의 인류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학자인 프란츠 보아스Franz Boas는 현장 연구를 통해 비슷해 보이는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종족마다 상당히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이 다르면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다는 인식(역사적 특수주의)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매년 여름 즈음이면 이슈가 되는 '개고기 식용'에 관한 논쟁을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