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대한 얘기도 흥미롭다. 그는 게으른 리더가 되려고 한다. 게으르다는 건 팀원들이 스스로 하도록 만들어준다는 뜻이다. 큰 결정만 하고, 일의 목표에 맞게 제대로 가고 있는지 가끔 확인하고, 목표에 맞는 적절한 리소스를 결정하는 일만 하고, 나머지 작은 결정은 하지 않으려 한다. 의견을 구할 때만 ‘이건 그냥 내 의견’ 정도로 말한다. 작은 결정도 리더가 다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기면 팀원들 스스로 생각을 못하게 된다. 결정할 수 있어야 더 많이 생각한다.

마케터에게 가장 힘든 일은 어떤 걸까?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 일, 방향에 공감할 수 없는 일이 힘들다. 일의 배경과 목표를 알면 방법을 챙길 수 있지만, 앞뒤 없이 방법만 챙겨달라고 하면 일을 잘하기 어렵다. 목표가 뭔지 모른 채 하는 일은 불안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내도 어떤 게 더 나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도 어렵다. 


이 책을 보면서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하는 행동을 또 다른 자신이 물끄러미 볼 수 있는 능력이다. 마케팅을 잘한다는 건 자기 입장에서 벗어나 고객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것이다. 리더십도 그렇다. 자기 입장이 아닌 직원 입장에서 리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케터의 일
장인성 | 북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