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전략프레임을 손자병법의 구조로 해석한다

글 : 딜로이트 컨설팅 김경준 부회장 / 북모닝 북멘토


 2011년 10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잡스 이후 실리콘 밸리 혁신의 아이콘으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가 거론되었다. 7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보면 두 사람 모두 잡스의 후계자로서 손색이 없지만 사업영역의 확장성에서는 아마존이 단연 압도적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의 영역에서 출발하여 클라우드서비스, 오프라인 유통, 인공지능에 우주여행으로 확장하고 있다.

 광범위한 고객기반과 안정적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아마존의 핵심역량인 정교한 고객분석 알고리즘을 결합한 디지털 기술로 시장에 격변을 일으키면서 아마존화(Amazoned)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기업차원에서 아마존화를 표현한 지표인 ‘아마존 공포지수’ (Death by Amazon)는 백화점, 할인점 등 아마존 확장의 부정적 영향을 받는 산업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척도이다.

 

전자상거래를 넘어선 영향력은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아마존은 2005년 회원제를 도입한지 13년만인 지난 4월 프라임 회원 숫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연회비 99달러로 고객에게 무제한 특급배송, 음악-비디오 무료이용 등의 혜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계 인구가 76억명이므로 76명 중 1명은 회원이라는 점에서 아마존의 시장 장악력을 알 수 있다. 또한 현금흐름의 측면에서 회원 1억명에서 1년 회비 100억달러, 약 10조원이 유입되고 있다. 과거 아마존은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JP모건 체이스와 제휴하여 2002년부터 카드사업에 진출하였다. 2011년부터는 BOA (Bank of America)와 제휴하여 중소기업 대출사업을 시작하는 등 상거래와 관련한 금융사업으로 확장했다. 현재는 기존 소매금융의 주력시장인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시작되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을 목표시장으로 삼는다. 아마존은 대출자에 대한 신용평가에서 기존 은행 대비하여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즉 담보물건 평가와 함께 아마존에서 구입하는 물품, 금액, 시기 등의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원리금 상환능력을 더욱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아마존 미래전략 2022’의 특징은 손자병법의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의 프레임에서 아마존의 전략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는 전략적 목표, 천은 하늘의 때, 지는 땅의 이로움, 장은 리더십, 법은 매니지먼트로 해석한다.
 가장 높은 차원의 전략적 목표는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라는 지향점에서 ‘고객중심주의, 초장기적 관점, 혁신에 대한 열정, 탁월한 운영’이라는 5가지 핵심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천은 ‘시간 가치의 사업화’, 지는 ‘공간 가치의 사업화’, 장은 ‘제프 베조스의 비전형 리더십’, 법은 ‘플랫폼과 생태계’를 의미한다. 최첨단 혁신기업의 전략적 프레임을 2,500년전 병법서의 구조로 접근하는 방식이 신선하다.

 아마존이 상징하는 4차 산업혁명, 플랫폼 생태계는 우리나라 기업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이자 도전이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산업생태계를 격변시키는 선두주자 아마존의 전략적 지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배가 아무리 커도 바다를 덮을 수가 없듯이 거대기업 아마존도 모든 산업을 주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전략을 파악해야 큰 흐름을 이해하고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