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그런 만남과 교류, 접촉을 가능하게 한다. 항저우와 아테네의 도시는 모두 무역도시였던 점이 같다. 무역도시는 해외의 많은 물산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창조적인 자극을 주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이 없는 곳에서 천재가 나올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그 공간의 관점에서 자신이 태어난 공간에서 천재가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른 공간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 낯선 공간에 처할수록 천재가 될 가능성이 많다. 다양한 자극을 주는 사람과 사물들이 많을수록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다양하고도 분투하는 노력들이 차별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할 수 있고 그 대표적인 것이 유태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질적인 다양한 요소들을 융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공간에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이라도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천재의 공간은 어떻게 보면 플랫폼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에 들어갈수록 글로벌/세계화 현상은 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세계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것이고 실제로 그들을 실현 시켜주는 제도적 물적 토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물론 그들은 모두 느슨하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간다. 천재가. 되려면. 천재의 발상지, 형성이 가능한. 공간에 들어가거나 그 인근에라도 네트워크를 연결해야 한다.

저자는 창조의 공간으로 3D를 말한다. 무질서(Disorder), 다양성(Diversity), 감식안(Discernment)이 여기에 속한다. 현상태를 뒤흔들고 균열을 만들려면 무질서가 여기에 필요하고 다양한 관점과 접근이 필요하다. 무조건 균열의 무질서가 아니고 다양성을 어떤 가치나 방향으로 판별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감식안이 필요하다. 무조건 자유롭게 시도하고 창작 도전한다고 독창적인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T 즉 기술(technology)이나 재능(talent), 관용(tolerance) 만으로는 천재의 공간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는 견해다. 어쨌든 천재가 혼자 동굴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없다. 프로이트도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지만 그의 사무실은 지적 교차로인 빈에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공간을 오갔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과연 천재의 공간일까. 우리 스스로 천재가 아니다 맞다라고 하기 전에 그것을 헤아리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