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교보문고 김헌식 북멘토(문화평론가)

 
“호모 이코노미쿠스-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만 호구가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이다. 이윤과 효율을 잘 따지면 좀 더 생활이 윤택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자 둘 중에 어느 쪽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없는 사람들은 마일리지 포인트를 채우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있는 사람들은 애써 마일리지 포인트에 신경 쓰지 않는다. 신경 쓰지 않아도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차질이나 문제는 없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될 것인가. 당연히 없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들은 조그만 경제적 인센티브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말 경제적 동물답다.

그러나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인센티브에 둔감하고 기부를 하며, 공익 활동을 한다. 그들끼리 잘 어울려도 산다. 사회주의 공동체 같다. 카르텔. 빈자는 정작 항공 마일리지를 채워도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진정한 강자, 지배자는 시간을, 자기중심에 맞게 배치 조율한다. 그러나 우리 같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이 된다.

 

피터 플레잉의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은 우리가 어느새 당연시하고 있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학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묻고 찾는다. 적어도 모든 인간이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 잠정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핵심 지배 계층의 밖에 위치한 이들이다.

이들은 경제적 성공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경제적 유인 요소들에 집착한다. 그렇게 집착할수록 좀 더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시 하게 된다. 성공하지 못하면 개인이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가 아닌데 결국 혼자 고통스러워한다. 그런 고통을 받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위해 다양한 힐링 비즈니스가 얼마든지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