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은 고독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을 무능력으로 여기는 시대라 좀더 많은 연결, 좀더 긴밀한 소통을 기꺼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혼자의 고독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스스로 갖습니다. tvn에서 방영되었던 ‘숲속의 작은 집’은 부제가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 자칭합니다. 혼자의 시간이 필요한 세태의 반영이라 할 수 있겠지요.

8월의 도서인 <감정의 자화상>은 작품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감정을 철학적으로 사유하여 독자의 숨겨졌던 감정 세포를 일깨워 주게 하고 있습니다. 이 중 스페인 화가 고야의 감정은 자발적 고립에 의한 고독과는 거리가 멉니다. 콜레라로 청력을 잃은 고야는 온전히 내안의 울림만 들으며 평생을 고뇌했기 때문입니다.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는 어린아이에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되죠. 하지만 보지 못하는 불편함만 있을뿐 음악을 하는데 치명적이진 않았어요. 그리고 그는 보지 못하는 혼자의 고독 가운데 성악 공부에 더욱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고야는 화가로서 어쩌면 청력을 잃은 것이 다행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후 인류에 남을 만한 작품들이 나오게 되었으니까요.

<감정의 자화상>의 고독 챕터에서는 언급된 고야와 귄터 그라스는 세상을 성실히 살아가기 보다, 사회의 문제를 작품속에서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대항한 작가입니다. 음악계에서도 고야와 귄터 그라스와 같이 세상과 맞서 비판적 사고를 유지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