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세대(1995년 이후 태어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접하며 성장한 세대)는 휴대전화에 중독돼 있으며 자신이 중독돼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다수는 휴대전화 중독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대부분의 10대가(그리고 성인들이) 폰 이용시간을 줄인다면 좀 더 행복해질 것이다. 낸시 조 세일즈는 《아메리칸 걸스》라는 자신의 책에서 어느 10대 소녀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소셜 미디어가 우리 삶을 망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소녀에게 세일즈는 “그런데 왜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않니?”라고 물었다. 소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면 우리에겐 인생이 없어요.”


 

책 <#i세대>에 소개된 것을 비롯해 수많은 연구 결과를 볼 때 자녀에게 가능한 오랫동안 휴대전화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은 휴대전화를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초등학생에게 휴대전화를 주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초등학교 때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고 대중교통을 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부모들은 편의와 안전을 위해 자녀에게 전화기를 사 준다.

하지만 그 전화가 반드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일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보다는 기능이 제한적인 휴대전화를 사주는 게 낫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거나 터치스크린 기능이 없는 구형 폴더폰을 사 줄 수도 있다. 터치스크린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자 한 통을 보내려면 서로 다른 문자들을 입력하기 위해 같은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한다는 사실이 기억나는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자녀가 정말로 스마트폰을 원하는데 왜 기다려야 할까? 어떤 사람들은 10대는 어떻게든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테니 차라리 일찍 휴대전화를 사 주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초기 청소년기 발달과 소셜 미디어의 충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중학교 시절은 옛날부터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과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가득한 시기다.

이 두 가지에 소셜 미디어가 더해지면 화약고가 된다. 바로 이런 이유로 갓 10대에 접어든 청소년들 사이에서 소셜 미디어 사용과 우울증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는 10대 후반에는 소셜 미디어를 하더라도 정서적으로 덜 영향을 받게 된다. 성적인 자극을 주는 인스타그램 포스트에 쏟아지는 ‘좋아요’ 등 성을 강조하는 온라인 분위기를 감안하면 10대 초반 청소년들을 단 몇 년이나마 이런 압박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좋다.

나이가 어린 자녀가 소셜 미디어를 원하면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가입시키면 된다. 단, 부모의 컴퓨터로 가입해야 한다. 컴퓨터를 이용하면 잠깐 동안 친구들의 상태를 살피고 친구들과 함께 만남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는 스마트폰과 달리 항상 주머니에 넣거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없다. 이따금씩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유해하지 않다. 전자기기 사용이 불행과 정신 건강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하루 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일 때 이야기다.

우리 모두는 얼마나 오랫동안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할지, 얼마나 오랫동안 휴대전화 화면을 쳐다봐야 할지, 직접 만남이 아닌 디지털 만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지 적당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 성인 역시 마찬가지다. UC산타바바라에 재학 중인 멜리사 닐즈는 학생 신문에 이런 현실을 i세대만의 방식으로 묘사한 글을 기고했다.

“어젯밤 끔찍한 악몽을 꿨다. 나는 친구와 만나 커피를 함께 마시는 대신 30분 동안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하루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화를 나눴다. 그 후에는 근무시간 중에 교수님을 찾아가 이야기를 하는 대신 집에서 궁금한 내용들을 정리해 이메일을 보냈다. 교수님이 나에 대해 알게 되면 추천서도 받을 수 있겠지만 직접 찾아가는 대신 이메일을 보냈기 때문에 교수님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문자에 답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몇 시인지 묻는 귀여운 남자를 외면하고 말았다. 천 명이 넘는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느라 페이스북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그 친구들 중 대부분은 거의 만나지도 않는데다 ‘연결’의 수가 늘어날수록 슬프게도 친구의 의미는 흩어져버리는 듯하다. 아. 잠깐! 그건 꿈이 아니었다. 기술로 인한 고립이 오늘날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닐즈는 기술이 우리 모두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을 서서히 떨어뜨리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에서 3,000명의 친구들과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우리는 항상 문자를 하는가? 이런 것들이 엄청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오랫동안 변치 않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며, 기술이 우리를 위해 그런 일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프라인에서 좀 더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고 i세대조차도 그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