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랍비가 회당을 나서는데 문밖 계단에서 은퇴한 대장장이 아하브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하브는 한때 헤움뿐 아니라 근처 다른 지역에까지 연장 만드는 실력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지금은 아들에게 대장간 일을 물려주고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랍비를 보자 아하브는 더 이상 아내와 함께 살 수 없다고 선언했다. 랍비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부부가 헤움에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하브 부부는 화목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시장 입구에 있는 그의 집에서 고함 소리가 새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장장이라는 직업은 하루 종일 뜨거운 불길 앞에서 망치를 휘둘러야 하는 육체노동이어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휴식을 취하기에도 바빴다. 더구나 쉬지 않고 두드려 댄 망치 소리가 머릿속에 가득해서 더 이상 시끄럽게 언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아내가 뭐라 해도 아하브는 그저 조용히 있고 싶을 뿐이었다. 이것이 그를 말수 적은 선한 사람으로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