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브를 진정시키며 랍비가 제안했다.

“냄새가 그렇게 지독하면 일단 집의 창문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키면 어떨까요?”

그러자 아하브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그건 절대로 안 됩니다. 창문을 열면 제가 집 안에서 키우는 흰 비둘기 아흔 마리가 모두 날아가 버릴 텐데요.”




류시화 시인의 우화집 <인생 우화>의 일부인 「아흔 마리 비둘기와 동거 중인 남자」에서 아하브는 부인이 방 안에 염소와 소와 말과 망아지를 데려와 키우자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마음먹는다. 우리는 이야기 속 랍비처럼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하겠지만, 그는 창문을 열어 방의 환기를 시키는 것조차 거부한다. 창문을 열면 자신이 방 안에서 키우는 아흔 마리의 비둘기가 날아가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황당하다고?

사회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는 말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 이면에 우리는 자신의 문제를 얼마나 교묘하게 숨기고 있는가? 우리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자신이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