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대부분이 가슴에 사표를 품고 다닌다고 하죠.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무너진 워라밸을 찾고 싶어서, 매일 같이 하는 야근 때문에 체력이 떨어져서, 업무량에 비해 복리후생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상사와의 갈등 때문에....

물론, 이런 이유로 퇴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의 저자 테리 앱터는 직장인 퇴사 이유 1위가 바로 ‘업무 성과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서’라고 말합니다.

테리 앱터는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로서 타인의 평가 즉, 칭찬과 비난이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30년간 연구했는데요. 칭찬과 비난은 인간관계의 핵심이고, 그런 의미에서 직장 안에서의 칭찬과 비난은 직장생활 만족도와 직결된다고 합니다. 적절한 칭찬을 받지 못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직장 생활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업무 의욕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심리학자 브루스 후드(Bruce Hood)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민감하도록 길들여져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스스로를 얼마나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느냐가 주위의 판단에 좌우된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지요. 성공과 실패가 주위의 시선에 따라 대부분 결정되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적절한 칭찬을 받지 못하여 화가 나거나, 부당한 비난을 받아 억울한 경우가 많아지면 사람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몇 년 전 한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직원은 회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복지 제도가 어떻든 일과 삶의 균형이 어떻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회사가 나를 쓸모 있는 사람으로 보느냐의 여부입니다.”라고 인터뷰한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잠시라도 쉬고 싶어. 하지만 할 일이 산더미야.’ 그러고는 끝없이 늘어선 업무 목록을 펼쳐 보입니다. 실제로 서류함은 텅 비어 있는데 말이에요. 늘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상황을 일부러 드러내는 것이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회사에 보여줘야 하니까요.


 
 
테리 앱터는 바로 이렇게 타인의 시선에 삶 전체가 휘둘리는 것을 경계합니다. 좋은 평가, 즉 칭찬을 받기 위해 거짓말까지 하는 건 듣기 좋은 칭찬도 반복되면 결국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뜻이지요. 물론,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불가능합니다. 평가 기준을 두고 벌어지는 저항과 갈등, 협의 과정은 직장에서 끝없이 반복되고,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우리의 생각이나 동료 사이의 대화에서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지요. 다만, 비난이라고 해서 항상 상처만 안겨주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듣는 이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칭찬과 비난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직장뿐만 아니라, 가정, 학교, SNS 등 우리가 속해있고 활동하는 장소에서 타인의 시선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보여주고, 행복한 삶을 위해 받아들여야할 칭찬과 비난, 걸러야할 칭찬과 비난을 안내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북모닝 10월의 도서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가 평가의 저울위에서 두려움 없이 관계 맺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