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진득하게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고 그 말이 어느 정도는 들어맞았습니다. 일찍부터 전공을 정하고, 한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그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믿었지요. 그래야 평생의 성공과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요. 하지만 요즘은 과장해서 말하면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뀐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사회 및 직업 세계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맥킨지에서 30년 동안 다양한 기업을 컨설팅한 바 있는 닉 러브그로브(Nick Lovegrove) 조지타운대학교 실전경영학 교수는 <스워브>에서 이제 한 우물만 파는 ‘깊이’ 전략으로는 커리어에서의 성공도, 인생에서의 행복도 이룰 수 없다며 ‘넓이’ 쪽으로 관점을 이동해보라고 말합니다. 럭비 등의 운동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상대방을 제치는 동작을 ‘스워브’라고 하는데 이처럼 커리어 전략에서도 가끔씩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폭넓은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러다가 ‘이도 저도 아닌 어설픈 아마추어’가 되는 건 아닐지, 사회에서 영영 자리를 잡지 못하는 건 아닐지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또 ‘깊이형’과 ‘넓이형’ 같은 특질도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 아닌지 의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기들을 보세요. 아기들은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지요. 새로운 것에 맹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낯선 것에도 겁 없이 덤벼듭니다. 보통은 모두가 ‘넓이형’으로 태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익숙한 것에 고정되고 그쪽을 파고들게 된다는 것이지요.

수전 케인(Susan Cain)은 우리가 내향성과 외향성 모두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양향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위치한 사람은 없고 우리 모두가 내향성과 외향성 스펙트럼의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지요. 깊이형과 넓이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적으로 깊거나 넓거나 하는 한쪽 극단에 치우칠 필요는 없습니다. 넓이와 깊이의 가장 가치 있는 요소가 포함돼 있는 중간 지대를 차지하는 편이 좋지요. 일명 ‘넓이와 깊이의 하이브리드’인 셈입니다. 이렇게 극단이 아닌 적정 지점을 찾을 수 있다면, 깊이와 넓이를 겸비한다면, 이리저리 찔러보기만 하고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뜨내기가 될 위험성도 줄어들 겁니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하나의 조직이나 기업에 입사해서 그곳에 머물며 사다리를 오르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늘날 커리어 경영을 비유할 더 적절한 말은 아마도 ‘정글짐’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커리어 세계가 정글짐으로 변하고 있다면 우리도 깊이 일변도의 전략에서 벗어나 조금씩이나마 넓이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책에는 넓이를 추구하는 스워브 전략으로 성공을 이룬 많은 사람들의 사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요소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여섯 가지로 제시하지요. 그 여섯 가지를 자기 삶으로 들여와 실천할 때 분명 더 많은 선택지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면서도 하나의 분야에 갇히지 않고 지평을 넓혀갈 수도 있고 말이지요.

인생과 커리어를 한 뼘 더 넓히는 데 북모닝 10월의 도서 <스워브>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