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너도나도 파산을 신청했다. 자사 노동조합과 체결한 값비싼 연금과 근로 계약을 재협상하기 위해서였다. 노동조합에 행사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업계 내 파산이 유행할 때 그에 동조하지 않은 항공사가 있었다. 바로 아메리칸항공이었다. 

 


아메리칸항공의 CEO 제러미 아피는 이를 윤리적 문제로 여겼다. 2010년에 경쟁 항공사 다수가 파산을 선언하고 서로 합병까지 하는 와중에도 아메리칸항공은 계속 버티며 분투했다.

“원칙을 버리고 타협을 하라는 압박에 자주 처하는 비즈니스에서도 나는 원칙을 믿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채권자들에게 약속한 책임을 다했으며, 우리의 기업 연금에 넣어야 할 자금을 넣었고, 모든 것을 합의에 따라 처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나는 이것이 우리의 회사와 이해 당사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이로울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은 우리에게 실패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그들의 새 출발을 우선시하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약속한 것을 그냥 포기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약속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아무런 오명이나 책임을 받지 않고 파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실패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사람들은 그러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도 파산이나 실패라는 선택지를 악용하지 않을까?


 


파산 결정은 심각한 고뇌를 동반하며, 우리가 떠안은 책임에 어떤 태도로 임할 것이며 서로 충돌하는 의무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한다. 만약 당신이 아메리칸항공의 CEO라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책임과 충돌하는 상황을 어떤 식으로 헤쳐 나갔을까? <금융의 모험>을 읽고 한번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