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의 핵심은 비약적인 생산성의 향상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진짜와 가짜 기술을 구분하는 기준도 생산성이다. 혁명과 개선을 이해할 때 4차 산업혁명의 승자와 패자를 구분할 수 있고 새로운 혁명이 가져다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투자자가 된 인문학도>의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한 클라우스 슈밥은 세계경제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지만 애석하게도 이 혁명과 개선을 구분할 줄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3차 산업혁명을 이끌던 기술과 제품들이 개선되는 과정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저자의 기준에 따르면 바퀴의 발명은 혁명이지만 나무바퀴가 고무바퀴로 바뀐 것은 개선이며, 축음기의 발명은 혁명이지만 MP3의 발명은 개선이다. 또한 자동차의 발명은 혁명이지만 전기자동차의 발명은 개선이다.


 



생산성의 혁명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링크와 노드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링크는 노드를 연결하는 시냅스, 즉 통신망이고 노드는 링크에 연결되는 사람이나 사물이다. 15세기 인쇄술이라는 링크의 발전은 의학의 발전을 가져와 당시 생산성 향상의 핵심요소인 노동력 증가를 가능케 했다. 1차 산업혁명의 링크였던 증기기관차와 증기선은 인간이라는 노드의 연결망을 심화시켰고, 2차 산업혁명의 링크였던 전화 역시 노드의 연결망에 속도를 더해 생산성을 급격히 향상시켰다. 3차 산업혁명에서는 컴퓨터라는 새로운 노드가 등장하고 새로운 링크인 인터넷이 등장함으로써 인간만이 담당했던 노드의 역할에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가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새로운 노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새로운 노드는 5G라는 더 빠른 통신망과 연결될 것이다.


 



그렇다면 머지않아 본격화될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성장할 기업은 어디일까? 우선은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에서 각축을 벌이는 IBM과 구글의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상한다. 인공지능에서 별다른 강점이 없는 페이스북은 고전할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경쟁에서 승자와 패자, 그리고 대세를 가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왓슨이나 알파고를 사용하여 콜센터 직원을 대체하는 챗봇조차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인공지능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된 이후에나 그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혁명은 버블을 동반한다. 대표적인 예가 스카이인터넷이다. 스카이인터넷은 위성이나 드론 등을 이용해 정보화에 소외된 오지에 인터넷을 제공하려는 프로젝트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위성에서 룬을 거쳐, 최근에는 드론까지 등장시켜 스카이인터넷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일런 머스크도 2025년까지 4,425대의 위성을 쏘아 전 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스페이스 X를 발표했다.


 


이들이 이런 실현 불가능한 황당한 쇼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이 오기까지 첨단기업 이미지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들은 이슈가 될 기술기업을 사들인다. 최신 기술기업을 사들이는 것으로 그들은 언론의 주목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사들인 대부분의 기술은 홍보 효과를 다하면 사라진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임박할수록 이런 ‘아무 말 대잔치’와 ‘쇼’는 더 심해질 것이다. 그리고 생산성이 아니라 화려한 홍보에 휘둘리는 투자자는 버블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