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마다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갈리기 마련입니다. 특히 직장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는 직장인들의 선택과 판단은 그 무게가 한층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무수히 많은 경영이론과 리더십, 미래를 예측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 겁니다. 어떤 결정이 기업에 있어 가장 옳은 결정이며 최고의 선택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책 <최고의 선택>은 그런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한국의 마이클 센델이란 별명을 가진 김형철 교수가 인문서가 아닌 경제경영서를 출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기업, 각종 관련단체의 리더들이 김형철 교수님에게 묻는 질문은 이와 같습니다.

- 경영을 함에 있어 우리는 어떤 관점, 어떤 사고를 가져야 하는가?
-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그 아슬아슬한 순간, 계산기가 아닌 다른 무엇이 최고의 선택을 가져오는가?

 리더들은 모두 똑같이 이 질문의 답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리더들의 물음과 갈급함에 대한 답변이자 자신의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독자들에게 ‘철학적 사고’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한 번의 선택과 그에 따르는 결과를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이들에게 철학적 사고라는, 통계나 숫자로는 알 수 없는 새로운 길을 여는 유용한 ‘도구’를 건네어 줍니다. 홉스, 플라톤, 루소, 마키아벨리, 칸트 같은 서양 철학자들이 숫자에만 밝은 헛똑똑이 리더들에게 “이보세요. 경영은 숫자가 다가 아니라고요.”라며 숫자로는 미처 읽어낼 수 없는 최고의 선택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일러줍니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합니다. “정의로운 분배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몫을 나눠 갖는 것이다.
 ” 그렇다면 뭐든 ‘똑같으면’ 되는 걸까요?

하버드 철학과 교수를 지낸 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의 생각은 다릅니다.
 “가장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분배해야 한다.”


 

여기 A, B, C 세 회사가 있습니다. 각 회사에는 직원이 세 명 있고요.

A사는 총 90의 인센티브를 30, 30, 30으로 나누고 B사는 총 150의 인센티브를 40, 50, 60으로 나눕니다.
50, 50, 50으로 똑같이 나누지 않았으니 숫자만 놓고 보면 B사의 처사가 불평등해 보이지만 롤스는 B사의 경우가 A사의 경우보다 더 정의로운 분배라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B사의 최소 수혜자 몫인 40이 A사의 30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C사는 총 160의 인센티브를 25, 35, 100으로 나눕니다. 존 롤스는 C사가 A사보다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합니다.

왜? 최소 수혜자의 몫인 25가 A사의 30보다 적기 때문이죠. 롤스는 왜 이 같은 논리를 내세웠을까요? 그는 최소 수혜자가 감내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을 겪는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최소 수혜자에 대해 최대한 배려하자’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완전 평등’(A사),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C사)과는 확실히 다른 개념이죠. 실제 비즈니스판에 선 경영자라면 이런 문제에 한 번은 부닥쳐보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인센티브를 나누겠습니까? 반대로 팀원의 입장이라면 A, B, C 중 어느 회사에서 일하고 싶을까요? 어떤 분배에 만족할까요? 인센티브는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단순히 돈의 문제로 끝나는 것도 아니죠. 이 한 번의 결정으로 직원들이 경영자를 어떤 존재로 인식할지, 회사를 어떤 이미지로 각인할지와도 직결됩니다. 인센티브를 나누는 중요한 순간,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경영학 이론도, 계산기도 아닌 자기만의 철학과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