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우리는 자주 한계에 부딪칩니다. 너무 피곤해서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도 어렵지만 정신력으로 버틸 때도 있고, 머리는 업무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몸이 안 따라줄 때도 있죠. ‘힘들다’, ‘더는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다 그만두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연차가 쌓일수록 직장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견디는 힘, 즉 ‘지구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매 경기마다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어야 하는 프로 운동선수들은 어떨까요? 이들이야말로 한계에 제일 많이 부딪치고 극심한 고통을 견딤으로써 놀라운 성과를 내는 사람일 것입니다. 책 『인듀어』의 저자인 과학전문 칼럼니스트 알렉스 허친슨은 ‘국가대표 달리기 선수 출신 물리학 박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선수 시절 그 누구보다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인데요, 책 『인듀어』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이 바로 지구력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저자에 의하면 지구력은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인 동시에, 악을 쓰는 아이들과 함께 국제선 비행기에 탔을 때 정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힘입니다. 후자의 상황에 지구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육체적 지구력과 정신적 지구력 사이에 생각만큼 명확한 경계가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실 과학계에서도 타고난 신체 능력이 한계를 결정한다는 관점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관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었습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과학자들은 인체가 기계와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기계 부품이 기계의 성능을 좌우하듯이 심장이나 폐 같은 신체 기관이 인간의 한계를 결정한다고 보았습니다. 폐가 큰 선수가 물속에서 더 오래 숨을 참을 수 있고, 타고난 근육의 강도에 따라 선수들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은 정해져 있다는 식이지요.

그러나 약 30년 전부터 신체 능력이 아니라 신체 기관의 신호를 뇌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한계가 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습니다. 같은 선수라 해도 상황에 따라 판이한 기록을 내고, 심리학적 요인이 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이들에 의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한계는 뇌가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위험 신호일 뿐 진짜 한계가 아닙니다.

그럼 이 같은 운동선수의 지구력에 관한 연구가 과연 일반 직장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1920년대에 노동환경 전문가들이 ‘직장 내 피로’를 놓고 펼친 논쟁을 보면 그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시 업무효율 전문가들은 생산성의 한계를 만들어내는 주된 요인이 비효율적인 업무 환경과 노동자들의 의지 부족이라고 보는 반면 노동개혁론자들은 인간의 몸이 마치 기계의 엔진과 같기 때문에 일정한 주기의 휴식(예를 들면 주말) 없이 계속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논쟁은 최근 하버드피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로 일단락되었는데요, 이 보고서는 피로가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자들이 ‘생리화학적 평형’ 상태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장거리 선수처럼 피로 누적 없이 장시간 일할 수 있다는 중립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 거리를 묵묵히 달려 내는 선수들의 생화학적 ‘정상상태’와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에서도 성과 저하 없이 오랜 시간 일할 수 있는 단련된 노동자의 역량 사이에 명백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엄청난 노력 끝에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운동선수나 불가능의 영역이라 여겼던 일을 해내는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와는 다른 영역의 사람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계 정상급 운동선수들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원동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한계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만두고 싶다는 욕망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힘’인 지구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책 『인듀어』에는 한계의 본질부터 사람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한계 요인 그리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인간의 지구력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일상의 고단함을 견디고 우리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일에 북모닝 11월 도서 『인듀어』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북모닝 11월 도서 <인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