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살펴볼 트렌드는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입니다. 젠더 뉴트럴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통합시켜 양성성을 표현하거나, 남성과 여성의 구분 자체를 지우고 중립성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출시하거나 제품과 매장에서 ‘여자용, 남자용’ ‘분홍색, 파란색’처럼 성별을 구분하는 표지와 디자인을 없애는 것, 여성의 전유물로 여겼던 짧은 반바지나 레깅스를 입고 클러치백을 든 남자들의 등장이 좋은 예입니다. 젠더 뉴트럴 문화의 확산은 전 세계적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여권의 성별 표기란에 ‘남, 여’ 외에 ‘X’라는 제3의 성을 추가하여 성소수자를 배려하는가 하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출생신고 시 성별란에 남자, 여자가 아닌 제3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또는 아예 성별 정보를 삭제하라고 판결하기도 했으니까요. 우리는 젠더 뉴트럴을 남녀 대결이나 감정적·관습적 문제로 볼 게 아니라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그것이 사회문화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2019년의 한국을 주도할 트렌드로는 새로운 살롱 문화, 싱글 오리진과 취향 큐레이션, 웰빙과 웰다잉, Z세대, 스탠딩과 로케이션 인디펜던트,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모든 것의 서비스화와 구독 경제 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기업, 메이저, 주류 소비 시장에서 벗어나 취향과 개성을 더 가치 있고 매력적으로 여기면서 자신의 취향을 심화시키기 위해 제품의 오리진이나 사회적 가치를 까다롭게 따지고 있지요. 이에 따라 멤버십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독서 모임과 독립 서점, 카페나 펍과 같은 공간으로 변모한 빨래방, 비즈니스 살롱으로서의 공유오피스와 셰어하우스처럼 살롱 문화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띵굴마켓’ ‘마켓움’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라이프스타일 마켓과 편집숍, 셀렉트 다이닝도 유행하고 있지요. 살롱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은 학연이나 지연처럼 구시대적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공감대에 집중하며 친목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수평적 상호관계는 이제껏 한국에서 누려 본 적 없었던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에 더욱 활성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