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인공지능’과 ‘하트’를 함께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버튼 터치 하트>입니다. 20세기 문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컴퓨터가 손꼽힙니다. 빛의 속도로 우리 생활을 이롭게 한 컴퓨터는 처음에는 집채만 한 크기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기술이 더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예상보다 빠른 변화의 속도에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렇듯 역설적이게도 들뜬 마음으로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책 제목인 <버튼 터치 하트>에서 ‘버튼’은 확장된 세계, 편리해진 세계를 상징합니다. 예를 들면 빌딩의 높은 층에 올라가기 위해 우리는 이제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두 개를 누르면 되죠. 엘리베이터를 부르는 버튼, 그리고 어떤 층으로 가라는 버튼. 먼 곳을 갈 때도 예전에는 걷거나 뛰어야 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의 버튼 한두 개를 누르면 택시가 내 앞에 옵니다. 외국에서 우버를 사용할 때는 한층 더 편리해지는데, 택시기사와 말할 필요도 현금이 오갈 필요도 없습니다. 버튼을 터치함으로 다 해결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인간의 문명이 상당히 발전한 단계를 버튼은 상징합니다.
 
‘터치’와 관련해서는 먼저 ‘클릭’부터 이야기해야 합니다. 1993~1994년에 클릭이 등장했는데요.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클릭만 하면 정보를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 애플의 아이팟 터치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클릭이 ‘터치’로 바뀝니다. 클릭하던 시대에서 터치하는 시대로 넘어간 거죠. 이 책에서는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버튼이나 태그를 터치하는 ‘실세계의 터치’로 확장했습니다. ‘클릭’이 가상세계 내에서의 행위라는 느낌을 준다면, ‘터치’는 내 손으로 실세계에서 세상과 만난다는 느낌이 큽니다.


 


‘하트’는 인스타그램에서 따왔습니다. 요즘은 ‘좋아요’의 페이스북을 넘어 젊은 세대들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요. 이러한 하트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소통 방식이 주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기독교에서도 최고의 가치는 사랑이기도 하고요. 잠깐 원시시대의 소셜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원숭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쓰다듬어주고 벌레도 잡아주는 ‘그루밍’이라는 행동을 합니다. 하루에 한 원숭이당 20분을 투자해서, 20마리에게 그루밍을 해준다고 하는데요. 이는 사랑의 행위이고, 터치의 행위입니다. 지금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수백 수천 명의 친구에게 ‘하트’와 ‘좋아요’를 주지요. 이제는 이런 행동이 실세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하트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스마트 버튼은 실세계가 미디어로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발견해낸 가장 적합한 도구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도구가 나올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특히 ‘버튼을 누르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익숙한 행위입니다. 그러니 ‘버튼이 스마트해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그런데 식당에 있는 것을 스마트 버튼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고객의 스마트폰과 연동되지 않기에, 데이터가 축적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유도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인데요. 고객의 스마트폰과 연동되면, 스마트 버튼은 적합한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때에 제공하게 됩니다.
 
버튼에는 사실 더 깊은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데요. 푸시 서비스가 아니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하철역에만 가도 “뛰지 마라. 장난치지 마라”라고 스피커에서 계속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 사회는 피곤한 사회일 수 있지요. 무엇인가 나에게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푸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버튼이라는 것은 내가 원할 때만 눌러서 서비스를 받는 서비스입니다. 푸시(Push)가 아니라 풀(Pull) 서비스가 되는 것이지요. 당신은 고요히 있을 수 있는 자격과 권리가 있고, 무엇인가 원할 때는 누르면 됩니다. 내가 원하는 세상과 만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버튼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가 과거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가 현재와 다를 것이라는 점은 직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버튼 터치 하트>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는 미래, 앞으로 올 미래, 그리고 그 미래를 만들고자 했던 노력을 담은 책입니다.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여러 사례와 전망, 경험을 담았습니다. 책의 아무 쪽이나 펼치셔도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팝콘처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