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들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언제나 지혜롭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우린 늘 잘못 보고, 잘못 듣고, 상당히 자주 잘못된 판단을 하곤 하지요. 그러다 보면 나 자신에게까지 해를 입히는 어리석은 실수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스 신화 속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신입니다. 신들의 왕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이 여신은 어려움에 처한 영웅들에게 나타나 가장 필요한 조언을 들려주고, 아직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어린아이가 한 사람의 영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멘토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아테나는 한마디로 우리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듯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에게 가장 간절한 신입니다.

이 지혜의 여신은 언제나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우리가 ‘지혜’를 떠올렸을 때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지요. 그것은 바로 아테나가 군대를 이끄는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혜와 전투가 왜 함께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지혜롭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치러야만 하는 전투가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와의 싸움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내 안에 있는 가장 좋은 것들이 발휘될 수 없게 만드는 내면의 온갖 적들과 겨루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마침내 온전한 나 자신이 되어 내 스타일을 찾아야 합니다. 나는 이러하고 저러해서 이걸 못하고 저걸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마음과도 싸워야 합니다. 어떤 스타일과 유형이든지 다 각자의 방식으로 지혜로울 수 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를 어떤 유형이라고 생각하나요?
 
□ 감정이 풍부한 감정형
□ 생각을 많이 하는 사고형
□ 활발한 외향형
□ 조용한 내향형
□ 관찰이 빠른 감각형
□ 통찰에 능한 직관형

 

어느 유형의 사람이든, 누구나 자신에게 어떤 면으로는 불만이 있습니다.
‘나는 감정형이라 냉철한 판단에 약해!’, ‘나는 내향형이라 다른 사람들과 잘 못 어울려...’, ‘나는 사고형이지만 남들의 감정을 잘 모르겠어.’...
 
그러나 감정형도 직관형도, 감각형도 모두 저마다의 개성 속에서 지혜로울 수 있습니다. 각자가 가진 가장 강한 무기를 잘 사용하여 개인의 역량을 최고로 발휘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감정형이라면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타인의 상태를 느낌으로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직관형이라면 통찰을 통해 어떤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지요. 사고형은 느껴지는 것은 적을지라도, 생각을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유추해낼 수 있지요.

 

지혜는 마음과 마음이 만날 때 태어납니다. 그것이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배려하지 않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고, 아무것도 소원하지 않는 사람이 지혜를 가질 수 있을까요? 지혜란 보호할 사람이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합니다. 지킬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고, 걱정하는 것도 없다면 지혜가 왜 필요할까요?

제우스의 머리에서 자란 아테나는 세상만사의 이치를 알고 그 사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능력을 타고났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혜이지요. 어떤 사물이 제자리에서 벗어나면 조화와 균형이 깨집니다. 그 어긋남을 포착하고 그것을 정정하여 사물들을 유연한 흐름 속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테나의 역할입니다.

우리 역시 아테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때 지혜의 길을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 어긋난 요소들을 바로잡는 전투를 치러야 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싸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잘못 놓인 사물을 제자리로 옮기는 데는 언제나 변화를 위한 파괴와 전략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어긋난 부분들에 힘을 가해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의 전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