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고객과 대화 중이라고 상상해 봅시다. 그런데 당신이 열변을 쏟아내는 중에 고객이 몸을 옆으로 틀면서 한쪽 발끝을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혹은 팔짱을 끼면서 한 발 물러섰다면? 뒷목도 쓰다듬는다면? 당신은 무언가 대응하기 전에 고객의 몸짓이 어떤 의미인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가 한쪽 발끝을 출입문 쪽으로 틀었다면 그것은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팔짱을 끼는 것은 상대의 위협이나 불편함으로부터 장애물(벽)을 만드는 행위고, 목을 만지는 것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자기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한 무의식적 반응입니다. 만약 이를 재빨리 파악한 뒤 불편한 대화를 끝마치거나 대화 주제를 바꾸거나 혹은 먼저 자리에서 떠서 고객을 ‘놓아준다면’ 센스와 배려가 넘치는, 좀 더 인상 깊은 직원이 될 수 있겠지요?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3퍼센트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몸짓, 표정, 말투, 자세, 태도, 옷차림, 매너, 배려 등 비언어가 차지하고 있지요. 그만큼 우리는 비언어로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를 재빠르게 포착하여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일상과 업무에서 놀라운 성과와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FBI 비즈니스 심리학》의 저자 조 내버로는 전직 FBI요원이자 세계 최고의 행동 분석 전문가이며 ‘인간 거짓말 탐지기’라는 별명을 가졌습니다. 그는 29개국에 출간된 자신의 대표작 《FBI 행동의 심리학》에서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읽고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의 통찰과 노하우를 비즈니스 분야로 확장시켰습니다.

예를 들면 성공한 사람들은 백 마디 말보다 상대의 손짓과 자신의 발짓에 더 집중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광고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몸짓을 유심히 관찰하면 상대의 상태, 생각, 감정을 읽을 수 있고 반대로 간단한 손짓이나 표정으로 내 의사와 감정을 세련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면 회의, 협상, 면접,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몸짓언어(보디랭귀지)를 효과적으로 해석하려면 어디를 어떻게 관찰해야 할지 짚어 줄 뿐만 아니라 이를 심리학, 사회문화, 뇌과학, 진화생물학 등 여러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단순히 몸짓언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받아들이고 이용하여 자신과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조 내버로는 이 책을 통해 행동, 상황, 감정, 분위기, 외모, 속임수, 이렇게 6가지 심리 도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는 옷차림과 액세서리는 어떤 것이 있는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면 좌석 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친절과 배려가 느껴지는 분위기는 어떻게 조성할 수 있으며 감정을 절제하거나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호소하는 기술은 무엇인지 알려 줍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봅시다. 상대방의 거짓을 가려내고 싶다며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져 보세요. 대답을 미루거나 눈을 과하게 깜빡이거나 양손을 비비는 등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의심해 볼 만합니다. 또 누군가의 호감을 사고 싶다면 상대의 뒷말을 따라 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이게 잘 안 되더라고요.” “아, 잘 안 되셨어요?” “그래서 다른 걸로 해 봤죠.” “다른 걸로 해 보셨어요?” “여전히 안 되더라고요.” “아, 작동이 안 됐군요.” 이런 식으로 말지요.

세계적인 심리학자 칼 로저스에 따르면 ‘말 따라하기’는 상대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강력한 기법이라고 합니다.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스리 버튼 대신 투 버튼 정장을 입으세요. 상체를 가리지 않고 드러낼수록(옷 뒤에 숨지 않을수록) 솔직하고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정치인들이 시민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자주 재킷을 벗는 것도 일종의 전략이랍니다.

이처럼 《FBI 비즈니스 심리학》은 다채로운 비즈니스 상황에서 우리가 ‘결정적 한 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줍니다. 하지만 이 기술의 위력은 비즈니스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읽는 기술은 가족, 친구, 연인, 동료 사이에서도 효과적입니다. 우리는 항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공은 얼마나 좋은 관계를 맺느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토론 주제 1]
당신은 비언어적 능력(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잘 읽거나 나에게 유리하도록 상대를 잘 유도하는 것)이 뛰어난 편인가요? 혹은 부족한 편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토론 주제 2]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몸짓언어(보디랭귀지) 외에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그 몸짓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