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의 종말> 저자인 바이넌트 용건은 네덜란드 최초의 가상 몰을 만들어 운영한 1세대 인터넷 기업가입니다. 지금은 유럽연합 E-커머스 집행위원장으로 유럽연합의 E-커머스 정책을 이끌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디지털 경제의 부상과 이에 따른 리테일 산업의 심오한 변화와 결과물을 글로벌 시각에서 정리해보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부상으로 플랫폼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고, AI의 발달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스마트 경제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이 모이는 접점이자 경계인 리테일 산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실상 세상의 변화는 기술 그 자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 즉 소비자에 의해서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리테일 산업에서의 변화가 결국 모든 비즈니스 가치사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커머스 집행위원장으로서 저자는 전자상거래의 거대 기업들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에 대항해 생존을 모색하는 기존 리테일 기업들의 경영진,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에 대항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변화를 수용하고자 애쓰는 각국의 관료들을 다방면으로 만나왔습니다.
 


 


이 책은 이런 저자의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책입니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리테일 기업들의 풍부한 사례와 유럽연합의 대응 전략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이 책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언론사에서 이 책에 대해 ‘트렌드서보다 더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자의 통찰력도 빛납니다. 부상하는 디지털 경제의 특징을 정리하고, 새롭게 대두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고객경험을 날카롭게 통찰합니다. 또한 저자는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의 거인들이 이들 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보다 치열하게 대응해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쿠팡이 2조 원을 투자받고 신세계는 1조 원을 투자해 전자상거래 기업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리테일 업체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카풀 도입 논란에서 보여지듯이 디지털 경제의 도입은 더딥니다. 새로운 경제의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줄어드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망의 부재 때문인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어렵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는 그냥 단지 새로운 이름에 불과하다는 인식도 그런 점에서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러나 저자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일종의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산업혁명은 급속한 생산성 향상이 그 기반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 경제는 환경문제와 자원문제 등 인류가 당면한 제반 문제의 아주 강력한 해결책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그런 특징으로 인해 디지털 경제는 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떤 기업이 성장할 것인가? 어떤 나라가 강한 경제를 가질 것인가?
디지털 경제는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디지털 경제의 가장 치열한 전쟁터인 리테일 업계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