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에 가서 좋은 일자리를 얻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대한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책 『페이크』의 저자 기요사키는 이것이 가짜 금융 교육의 산물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짜 자산과 가짜 자산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짜 자산은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고, 그 실패 비용은 일반 사람들이 부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가짜를 진짜로 착각하고 투자하여 결국 부채만 짊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가짜 자산과 진짜 자산을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바로 “자산은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는 것”이고, “부채는 내 주머니에서 돈을 빼 가는 것”입니다. 이 기준에 맞춰서 생각해 봅시다. 보통 우리가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집’은 진짜 자산일까요, 가짜 자산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은 진짜 자산이 될 수도 있고, 가짜 자산 즉 부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는 명사입니다. 어떤 명사가 자산인지 부채인지 알고 싶다면 동사가 어떻게 붙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제시합니다. 즉 집은 명사이니 그 집에 ‘흐름flow’이라는 동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집을 샀는데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 주어 ‘당신의 주머니에 현금흐름으로 돈을 넣어 주고 있다’면 그 집은 자산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집에 살고 있으면서 ‘당신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 가고 있다’면 그 집은 부채가 되는 겁니다. 빚을 내서 집을 샀다면 이자 형태로 돈은 내 주머니에서 은행으로 빠져나가고, 결국 그 집은 나의 자산이 아니라 은행의 자산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그러면 은퇴 연금은 어떨까요? 저자는 은퇴 연금에 대해서도 무척 회의적입니다. 우리는 매달 연금으로 얼마간의 돈을 넣고 있으니, 우리 주머니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돈을 빼 가는 구조입니다. 연금을 다 부은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저자는 미국, 영국, 스페인, 심지어 스위스에 이르기까지, 현재 전 세계 연금제도가 파산 직전에 몰렸다고 지적하면서 지급불능의 사태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식, 채권, 뮤추얼 펀드와 ETF도 가짜 자산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입니다. 이러한 금융 상품들은 복리 수수료와 부대비용의 형태로 돈이 슈퍼 부자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설적인 투자가이자 뱅가드 펀드의 설립자인 존 보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투자자는) 투자금도 리스크도 100퍼센트 전부 부담하지만 수익은 겨우 33퍼센트만 가져간다.” 즉 리스크도 지지 않는 슈퍼 부자들이 수수료의 형태로 배만 불리게 된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30분간 포커를 쳤는데 그중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다면 바로 당신이 호구다.”라고 말했습니다.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현금이 누구에게 흘러나와서 누구에게 흘러들어 가는지’ 또렷하게 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집을 사지도 말고 돈을 모으지도 말고, 주식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저자는 진짜 금융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러한 믿음을 고수하라고 권합니다. 금융 교육에 시간과 돈을 들이는 데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고, 슈퍼 부자들이 돈을 강탈해 가는 구조에 눈을 뜨게 되는 순간, 우리는 진짜 돈과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진짜 금융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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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기요사키 | 민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