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신이 어떤 때 행복해지는지 알고 있습니까?
 
 운 좋게도 램프의 요정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이룰 기회를 얻는 농부가 있었습니다. 평상시 가난 탓에 삶이 불행하다고 느꼈던 농부는 그 소원을 땅과 저택과 금은보화를 얻는데 모조리 써버립니다. 소원이 이뤄진 농부는 행복해졌을까요?
 
 답은 ‘아니다’입니다. 이 이야기가 그저 ‘행복은 돈이 다가 아니다’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행복의 심리학 관점에서 본다는 그것은 꽤나 타당한 이야기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 카너만과 디턴의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인 조건은 일정 수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느끼는 부정 감정에 밀접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행복을 관장하는 높은 자존감과 회복탄력성 혹은 친밀감 등의 긍정 감정에 대해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는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결코 얻지 못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을 얻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결코 갖지 못할 것을 원하거나, 자신의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집착함으로써 가난한 농부처럼 소원을 이루고도 행복해지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합니다. 즉, 행복해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때에 행복해지는 사람인지, 즉 ‘행복 메타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행복해지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이 책에서는 역사상 최장기 종단 연구인 하버드 성인발달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행복의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적인 미래를 ‘전망’하는 것입니다. 인생에는 행복과 불행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그리고 철학자 파스칼이 말했듯이 때로 그런 불행은 우리의 의지로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극심한 상황에서도 항해사가 항로를 찾아 앞으로 나아가듯 우리에게도 미래를 희망이라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전망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능력인 사랑입니다. 하버드 성인발달연구에서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필수 요소로 ‘친밀한 관계’를 꼽았습니다. 그리고 친밀한 관계란 ‘다른 사람과 10년 인상 상호 의존적이고 헌신적이고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난한 농부의 예처럼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더라도 친밀한 관계가 배제되어 있다면 결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세 번째 방법은 심리학적 연금술인 소통입니다. 우리가 늘 많은 대화를 하지만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리적 동화’가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친밀한 느낌을 주고 신뢰감을 주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보세요. 단지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한 마디 말을 하더라도 더 많은 공감대(심리적 동화)가 형성되어 있는 사람일 겁니다. 이렇듯 심리적 동화가 담긴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생을 우리에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향유입니다. 우리는 하루 동안 몇 번의 행복을 느낄까요? 향유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끔 도와주는 음미의 능력입니다. 행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일수록, 행복을 더욱 많이, 자주 느낄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처럼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프레임을 제공함으로써 내가 ‘행복의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현재의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그러한 작은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위해 스스로 추구해야 할 좋은 방향에 맞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영건, 김지영 |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