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쁨’이 미덕이 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느샌가 모두가 바쁘다는 말을 입게 달고 살고 있지요. 어떨 땐 ‘건강하시죠?’ 보다 ‘바쁘시죠?’라는 안부 인사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직장인도 학생도 사업하는 사람도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려고 노력합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묘한 죄책감이 들기도 하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스스로의 두려움에 쫓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두려움을 돌아볼 새도 없이, 어디로 가는지, 왜 이렇게 사는지도 모른 채 그저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좀처럼 의욕이 생기지 않고 몸도 마음도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함에 시달리고 더 나아가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합니다. 바로 번아웃 증후군입니다. 번아웃(burnout)은 우리말로 하면 연소, 소진, 탈진 정도로 번역되는데요, 내 안의 에너지가 전부 고갈되었으니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2019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1%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단 직장인뿐 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출판 시장의 트렌드가 ‘힐링’ ‘위로’ ‘쉼’이 된지도 꽤 오랩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등의 도서가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가 계속 필요할 만큼 현대인들의 피로와 무기력함도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렇지만 정말 책 제목처럼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내 앞에 놓인 문제가 해결될까요? 처음에는 ‘열심히 할 필요 없어’ ‘노력하지 않아도 돼’라는 말이 위로로 다가오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일시적으로 마음에 안정을 줄 뿐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고질병은 어떻게 치유해야 좋을까요?
 
사실 현대인이 겪고 있는 번아웃, 무기력, 매너리즘은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설렘 뒤엔 익숙함, 익숙함 뒤엔 매너리즘이 오는 것이죠. 우리는 이 사실을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몸의 성장에 성장통이 뒤따르듯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정신적 성장통’이 뒤따르는 법입니다. 문제는 좌절, 우울 등을 동반하는 매너리즘 상태에 잠식되지 말고 초심의 설렘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의 해결 방안을 ‘나’에게서 찾는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려움에 갇힌다면 우리는 자기합리화를 반복하며, 지친 일상에 한숨 쉬면서도 이를 유지할 핑계를 찾기 바쁠 것입니다. 같은 일상의 반복인 셈이죠.

 
리부팅은 타의가 아니라 자의로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 방안을 ‘나’에게서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리부팅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합니다. <리부팅>을 통해 설렘에서 익숙함으로, 익숙함에서 매너리즘으로 순환하는 삶의 사이클을 이해하고, 리부팅을 적시에 적용하는 기술을 터득해 힘든 순간마다 새로운 재시작의 설렘을 회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