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역사를 아는 사람만이 현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법이지요. 이 책에는 세계의 역사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시기인 1850~1960년, 가장 중요한 순간들 200장면을 담겨 있습니다. 이 시기는 사진의 기록이 남게 된 최초의 시기이지만, 안타깝게도 흑백사진으로만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저자들은 흑백으로만 기억되는 격동기 세계사를 컬러로 복원하여 ‘역사의 색’을 되찾고자 했습니다.
 
영제국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시기, 제국주의 열강들의 침략 전쟁, 미국 남북 전쟁과 쿠바 미사일 위기, 우주 시대의 시작까지. 1850~1960년, 이 시기는 세계 역사상 가장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진 기술의 시작과 함께했기 때문에 사진 기록이 남아 있긴 하지만 흑백으로만 기억되고 있지요. 우리는 나치 수용소에서 굶주리던 수용자들의 모습,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만나는 장면, 마오쩌둥과 주더의 젊은 시절 모습, 명성황후의 복식, 레닌과 스탈린이 젊은 시절 함께한 모습, 마지막 태후였던 서태후의 사진에서 ‘색’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본래 컬러풀한 세상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눈 색깔, 피부색, 머리색과 제복의 색 등 제 컬러를 찾아 복원하는 것은 본래의 성질을 되찾고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면에서 무척 유의미합니다. <타임>에서 소개하듯, 순수주의자들은 컬러가 위조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흑백이 위조가 아닐까요? 인간의 삶이 그렇듯이, 세상은 언제나 컬러풀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에 본래의 색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단순히 색을 복원하는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컬러풀한 세계사를 보여주면서 빛바랜 흑백의 역사를 되살려 우리에게 그 의미와 가치를 확고하고도 분명하게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더군다나 회색의 농담만으로 색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흑백사진을 다채로운 컬러로 복원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역사적 고증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군복, 메달, 리본, 계급장, 군장, 피부, 눈동자, 머리칼 등. 작은 것 하나하나도 시각자료와 역사적 맥락, 다양한 문서 자료로 검증해야 하는 싸움이지요. 작가 마리나 애머럴은 끊임없이 그 시대의 자료를 파고 또 파면서 한 장에 한 달이 넘는 고된 작업의 끝에 이 책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사진 한 장이 보여주는 것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역사가 제빛을 찾았을 때 그 가치는 더 선명해집니다. 잔인한 전장의 모습과 희생자의 표정들, 수용소의 처참한 얼굴들, 혁명가가 만나던 찰나의 순간, 그 모든 최초의 기록들. 컬러로 마주한 역사의 순간은 강렬하고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리하여 우리에 뇌리에 선명하게 새겨지지요.
 
컬러 복원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명쾌하고 간결한 설명도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다수의 역사 다큐멘터리의 작가이며 진행자인 역사가 댄 존스는 최소한의 텍스트로 요점을 분명하게 제시하면서도 그 의미까지 정확히 해석해내는 대단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지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역사가의 노력으로 복원된 사진과 역사가 더욱 돋보이지요. 역사책을 읽고 싶지만 복잡한 연도와 어려운 용어에서 막막함을 느낀 적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세계 현대사의 중요 장면과 인물들을 지루하지 않게, 또 생생하게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