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 속 에서 ‘혼자’의 시간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나만 할 수 있고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합니다.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
 
 전 세계 100여 개국을 다니며 이국적인 풍경을 담아낸 여행산문집 『끌림』『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국내 전국 팔도를 넘나들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 옆에 있는 사람』. 세 권의 산문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 이병률.
 
 그는 세 권의 여행산문집을 펴내는 십여 년이 넘는 시간 혹은 그 이상을 참으로 부지런히 여행을 했습니다. 덕분에 작가의 책을 읽으며 수많은 독자들은 여러 번 설렜으며, 여러 번 사랑에 빠졌고, 몇 번이고 짐을 싸서 어딘가로 떠나곤 했습니다.
 바로, 세상에 점점이 흩어진 수많은 혼자를 만나는 여행. 아주 오래 걸어도 모든 곳을 다 여행할 수 없는 곳. 여행하는 작가 역시 혼자인 채로 그대로입니다.


 

그의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에서 이병률 시인은 자신을 ‘혼자 사람’으로 지칭합니다. 그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래 길었고 그 시간을 누구보다 풍성하게 써 왔기 때문인데요. 책 속에서 작가는 자연스럽게 혼자 있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걷고, 혼자 적막의 시간에 놓인 채 그 시간을 귀하게 보냅니다. 사람들 속에 있더라도 짬짬이 혼자의 시간을 부러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는 작가답게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향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혼자 있는 이에게 좀더 마음이 기울었다고 고백합니다.

혼자인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많은 질문 앞에 놓입니다.
어째서 혼자인지, 어떻게 혼자인지 단순한 질문들이 그들을 휘감고, 난감한 채로 적당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순간이 적지 않지요. 그러나 이병률 시인은 이러한 질문 자체를 선문답처럼 슬쩍 흘려보냅니다.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라고. 지금은 혼자일지라도 언젠가 사람들 속에 놓이는 때가 있을 것이고, 지금은 혼자가 아닐지라도 우리는 필연적으로 혼자가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므로 그런 질문하는 상대도 언젠가 그런 시간에 놓일 수 있음을 굳이 따지지 않습니다. 혼자인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혼자인 자신을 잘 운영할 수 있음이 분명합니다. 또, ‘혼자’를 강조하는 것이 ‘함께’를 외면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혼자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