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구글의 지주 회사인 알파벳의 래리 페이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세계 최고의 리더이자 CEO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과학책을 즐겨 읽는다는 점입니다. 과학은 일상과 동떨어졌고, 지적 호기심 많은 괴짜들이나 좋아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더욱이 조직을 이끌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업무적 역량을 높이는 활동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여기지요. 하지만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적인 경영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학 지식과 그로부터 얻은 통찰력은 수많은 이해관계와 상이한 생각들이 부딪치는 경영의 현장에서 객관적인 판단과 현명한 결정을 내릴 때 큰 도움이 되니까요. 게다가 리더십, 인사 관리, 경영 전략, 자기 경영 등 비즈니스와 자기 계발에 필요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과학은 CEO뿐 아니라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 한층 더 성장하고 싶은 학생에게도 유용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큰가시고기의 생태에서 리더의 자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큰가시고기는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앞에 포식자가 나타나면 무리 중 한 마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서지요. 그러면 이어서 다른 개체들도 나서게 되고 결국 포식자에게 맞서는 형국이 됩니다. 이때 앞으로 나서는 행위는 큰가시고기의 세계에서 일종의 ‘설득 행동’인데요. 이 설득 행동은 인간 사회의 리더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리더가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그를 따르는 구성원이 적으면 공허한 외침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우리 몸을 구성하는 DNA에서 조직 관리와 운영의 묘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정크 DNA’는 전체 DNA 중에서 98.5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성격 발현에 영향을 미치고 손상된 DNA를 수선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발견되었지요. 1.5퍼센트를 위해 98.5퍼센트가 존재하는 엄청난 비효율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저 비효율적이기만 하다면 지금까지 결코 살아남을 수 없었을 테니까 말이에요. 이는 우리 사회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의 과정 속에서 때로는 손실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손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저마다 다르지요. 1988년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 사례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작은 손실을 수용해야 할 당위를 보여 줍니다. 당시 이 산불은 3개월 동안 지속되며 150만 에이커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산불의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는 단 1건의 산불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 산림 보호 당국의 노력 때문이었지요. 숲을 솎아 내는 효과가 있었던 조그만 산불까지 무조건 막은 결과 숲에 불쏘시개가 될 만한 죽은 나무와 마른 나뭇잎이 축적되었고 자라는 나무들이 조밀해져서 임계 상태에 이르고 만 것입니다. 그 결과 작은 불이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산불로 확대되었는데 이를 ‘옐로스톤 효과’라고 합니다.

이후 미국 산림 보호 당국은 작은 산불은 굳이 끄지 않고, 통제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불을 일부러 내기도 합니다. 철저한 산불 예방 노력이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었다는 아이러니와 산림 보호 당국의 정책 변화는 불가피한 손실과 맞닥뜨려야 하는 경영인, 사업가, 비즈니스맨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꼭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자기 계발에 과학적 전략을 적용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귀차니즘’에서 벗어나고 강한 동기 부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처럼 말이지요. 흔히 우리는 “3개월 안에 10킬로그램을 빼겠다” “1년에 책 100권을 읽겠다” “보름 동안 토익 300점을 올리겠다”와 같이 과도한 목표를 세우는데 이는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거창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트레스를 낳기 때문이지요.

의학자 브루스 매큐언의 연구에 따르면 이 스트레스는 우리의 자존감을 낮추고 자괴감에 빠뜨립니다. 반복되는 실패의 사슬을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킬로그램 감량’ 대신 ‘하루 30분 걷기’라든지, ‘책 1권 읽기’ 대신 ‘하루 10페이지 읽기’처럼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면 됩니다. 이를 통해 매일매일 성공을 경험하면 의욕과 자신감이 상승하지요. 작은 성공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결국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