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기업은 규모를 키우는 데 힘써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의 ‘임대’가 가능해졌죠. 자본과 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소규모 기업들이 아이디어 하나로, 그리고 특수한 기술 하나로 수익을 올리고 전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는 일들은 아주 흔해졌습니다. 규모를 빌릴 수 있는 시대, 이제 기업은 작고 심플하게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욱 민첩해져야 합니다.

규모가 클수록 기술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어렵고, 심지어 손해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럴 때 대기업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그리고 소규모 기업들은 어떻게 성장해나갈까요? 개인은 무엇을 준비하고, 우리 산업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처음으로 탈규모화(UnScaling) 현상에 대한 글을 실으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헤먼트 타네자는 탈규모화로 인해 앞으로 변해갈 미래 산업의 모습을 《언스케일》에 담았습니다.
지난 100년이 규모의 경제가 이끌던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100년은 탈규모의 경제가 우리 경제와 사회를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저자는 탈규모화가 어느 특정 산업에만 해당되는 일시적인 트렌드나 현상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규모의 경제가 이끌었던 시대는 왜 끝나가는 것일까요? 바로 기술의 발전과 플랫폼의 등장 때문입니다. 기술은 자본이 이끌었던 규모의 경제를 파괴했습니다. 플랫폼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가는 길을 더 쉽게 만들어줬습니다.

이처럼 탈규모화는 산업 시대의 ‘소유’를 탈피하고 ‘서비스 이용’이라는 변화를 수반합니다. ‘구독 경제’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의 미래는 이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해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필요할 때만 사용하게 될 것이며, 교육은 단기적 교육에서 평생 교육으로 형태를 바꿔갈 것입니다. 전통적인 고용 방식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자신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늘어갈 것입니다. 《언스케일》에서는 탈규모화가 만드는 산업의 미래를 크게 6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습니다.

먼저 에너지 분야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만들던 발전소를 개인이 만드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 발전소는 태양 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것이며, 사람들은 이를 수익원으로 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의료 분야는 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예방에 초점을 맞춘 의학으로 진화해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단기간에 머물렀던 교육 분야는 평생 일을 해야 하는 시대에 발 맞춰 평생 교육의 시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금본위제에 기반을 두었던 금융 분야는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화폐를 등장시키고 재정 건전성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미디어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제품은 개인의 취향에 맞춰 필요한 시기에 소비자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이처럼 탈규모화는 산업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갈 것입니다. 그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과 산업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겠죠.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어디에서 살아가든지 탈규모화와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기존 세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