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역량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일에 많은 힘을 쏟습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 한, 애써 가려낸 옥석의 뛰어난 역량은 낭비되고 맙니다.
 
‘세계에서 일하고 싶은 직장 1위’로 손꼽히는 구글은 실패한 팀에 보너스를 주는 특단의 조치로 조직력을 강화합니다. 구글 X(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혁신 관련 자회사)의 CEO 아스트로 텔러는 이와 관련해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프로젝트에 몇 년씩 질질 끌며 돈을 퍼붓느니 그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단시킨 직원에게 그만큼 보상을 해주는 편이 낫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실패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사람들이 비웃지는 않을까?’라는 부담감으로부터 직원들을 해방시켜주는 것, 즉 리더가 나서서 ‘안전한 실패’를 보장해주는 환경이 창의적인 구글의 성장 동력인 셈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이자 경영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싱커스50 최고의 학자상’을 수상한 저자 에이미 에드먼슨은 이를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입니다. 이는 곧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믿음이 ‘누가 팀원으로 있는지’보다 조직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반대의 경우를 한 번 볼까요? ‘디젤게이트’(배기가스 조작 사건)로 승승장구하던 폭스바겐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건 CEO 마틴 빈터콘의 ‘공포 정치’였습니다. 그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윽박질렀습니다.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죠. 엔지니어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을 회의실로 소집합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선포하세요. ‘형편없는 구닥다리 모델은 이제 지겨워! 앞으로 6주의 시간을 줄 테니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을 뽑아오도록! 6주 후에 제대로 된 게 안 나오면 모두 쫓겨날 각오해!”
 
산업화 시대의 성장 전략으로는 이제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지식 경제 사회에서는 ‘민첩성’과 ‘혁신’만이 기업을 성공 가도에 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생산적인 조직 환경은 심리적 안정감을 토대로 리더가 조직 내 존재하는 위계질서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국내 다수 언론과 인터뷰하며 한국의 조직 문화에 대해 활발히 논의해온 에드먼슨 박사는 이 책에서 “한국과 같이 수직적 위계질서가 강한 문화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을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특히 ‘미투’나 ‘갑질’,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 등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생하는 조직 문제가 심리적 안정감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기를 좋아하고, ‘꼰대질’하는 기성세대나 상사를 가차 없이 외면하는 90년대생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재 전쟁 시대’라고 하지만 리더의 역할은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 그들의 숨겨진 능력과 열정까지 남김없이 끌어내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일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뭉칠수록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팀, 늘 아이디어가 감돌고 생명력 있게 논의가 오가는 팀, 조직 전체와 구성원 개개인이 함께 성장하며 성과를 내는 팀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책이야말로 가장 빨리 읽어야 할 최고의 리더십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부터 소규모 공장까지 수천 개의 조직을 분석해 도출한 에드먼슨 박사의 연구 결과는 혁신과 성장을 꿈꾸는 모든 조직의 리더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