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을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관계를 맺고 집단을 이루어 타인과 서로 협력하며 사는 것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혼자 있으면 외로우니까, 심심하니까 정도가 아니라 생존과도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타인과의 교류가 전혀 없이 독방에 오랫동안 수감된 죄수들을 관찰한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은 집중력과 자기통제 능력을 잃었고 기억력이 감퇴되었으며, 무기력과 불안을 겪었고 심한 자해 증상과 자살충동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인간은 혼자서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도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서 살고 있지만,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관계가 생각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며, 사회생활이 어려워 고민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인기 많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저 사람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어. 내게 왜 이러는 거야?’ ‘왜 사람을 만나고 다녀도 외로운 걸까?’ ‘나는 왜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기만 할까? 내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 이렇게 각자가 가진 고민들의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그 속에 내재된 진짜 고민은 단 하나입니다. 우리는 훌륭한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심리학의 시선으로 보면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해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것도, 동시에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것도, 내 의견만 주장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르는 것도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른 사람의 한마디가 신경 쓰이고, 집단 구성원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혼자서는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고, 권력에 취해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것도 모두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겪는 당연한 현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적정 수준 이상으로 나보다 주변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는 ‘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잃어버리고 점점 나 자신이 빈껍데기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사회적 동물로 기능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도 좋지만, ‘나’를 잃는 순간 그 모든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내 인생이라는 영화의 감독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버린다면, 살아가는 데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관계로 힘들어하는 우리가 반드시 한 번쯤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사회심리학 실험과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나와 너를, 나아가 우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데요. 또한 그 이해를 기반으로 외부의 환경이나 상황이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다운 모습’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그래야 관계라는 험난한 정글 속에서 중심을 잡고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사회적 동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절대 ‘뭐 이런 걸로 괴로워하냐’고 생각하며 나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또한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부정하고 회피하거나, 관계 맺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계 속에 있을 때 행복합니다. 나도 평범한 인간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외롭고 두렵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결코 내가 한심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소위 ‘멘탈’이 약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닙니다. 모든 답은 내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