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술 발달, 기후 변화, 경제 위기, 사회 해체 등 최근 우리의 익숙한 삶의 구조를 위협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앞날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맞이하며 살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겪어온 변화보다 앞으로 겪을 변화가 더 크고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미래에 대해 두려움마저 느낍니다.
 

이러한 불안의 정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확신은 삶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의 저자 울리히 슈나벨은 우리의 ‘비교적인 감정’과 대니얼 카너먼이 말한 ‘손실회피 편향’을 들어 설명합니다.
 

지금껏 인류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생활과 기술의 문명을 누리고 있습니다. 정치적, 문화적 수준도 높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그 발전의 진폭이 대단히 컸고, 그에 따른 만족도도 높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발전의 진폭은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아니, 미미하다 못해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심지어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와 나누기까지 해야 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는데 돌아오는 건 얼마 없는 것 같아서 서운하고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감정이 외부의 상황과 자신을 ‘비교’하고, 그 과정에서 ‘손실회피성’이 끊임없이 발휘되기 때문에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 혹은 잃을 것에 대해 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좋았던 과거에 대한 추억만 곱씹고 있고, 앞날에 대한 긍정적 예견 같은 건 사라졌다고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없으니 우리 마음에 불안과 두려움이 싹트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 우리의 삶이 과연 과거보다 못한 걸까요? 우리는 지금 옛날의 왕족들보다 훨씬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기대 수명은 높아졌고, 영양 상태나 의료 환경도 몇 갑절 나아졌습니다. 식기세척기부터 자동차까지 편리한 생활기기들 때문에 인간으로 존재하는 일이 덜 힘들어졌고 더 즐거워졌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에도 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교 대상이 옛날의 왕족들이 아니라 재벌, 셀러브리티, 사회 저명인사들 같은 현대의 귀족이라는 것이겠지요.


결국 우리의 불안과 두려움은 단순히 경제적 상황이나 현재의 상태가 나빠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가 변화해도 끊임없이 비교 대상이 생기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익숙지 않은 상황에 자주 부딪히고, 그 과정에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무력감도 불안함과 두려움을 부추기는 데 한몫 거듭니다.


식품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우리는 유전자 조작이나 화학 방부제, 성장 호르몬제 등이 걱정되어 이런 재료는 피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때문에 암에 걸려 죽는 사람은 한 해에 15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반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즉 ‘과식과 과도한 육식, 지나친 지방과 설탕 섭취’로 죽는 사람은 한 해에 7만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전자가 더 큰 문제라고 여깁니다. 왜 그럴까요?


리스크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강제로 들이닥쳤다고 느낄 때보다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느낄 때 더 큰 위험을 감수한다고 합니다. 즉 설탕이나 지방 같은 것은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여기는 반면에, 보이지 않는 호르몬이나 유전자 조작에 대해서는 대비하기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 큰 문제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실제 위험이라고 인식하는 것과 실제적 위험 요소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문제의 핵심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맹목적 느낌이 아닌 실제적 지표와 수치를 봐야 합니다. 《확신은 삶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 말하는 확신도 바로 그러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확신은 ‘상황의 본질을 똑바로 보는 시각’을 말합니다. 그래야 기회와 장애물을 모두 포착할 수 있으며 삶의 방향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혁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변화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이미 오래된 명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며 살 수 있을까요? 바로 삶의 확신을 가지고 불확실성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확신은 삶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변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와 철학을 제시합니다. 불안이 가득하고 희망이 사라진 오늘날, 삶의 의지를 되찾고 삶의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